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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형광등은 왜 흰빛을 낼까 — 전자의 에너지 도약이 만드는 인공 햇빛

by 너의sunday 2025. 11. 18.

어제 새벽 4시쯤, 물 마시려고 부엌에 갔다가 형광등을 켰는데 '치직-' 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들어오더라. 반쯤 잠든 상태에서 그 소리를 듣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빛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거지?"

태양도 아닌데 스위치 하나로 방이 환해지는 게 신기했다. 그래서 궁금해서 찾아봤다.

1.형광등 안에 뭐가 들어있길래?

형광등 유리관을 자세히 보면 양쪽 끝에 회색 부분이 있다. 거기가 바로 전극이다. 그리고 안쪽은 텅 빈 게 아니라 아르곤 기체랑 수은 증기가 조금 들어있다고 한다.

스위치를 켜면:

  • 전극에서 전류가 흐른다
  • 그 전류가 수은 원자를 때린다
  • 수은 원자 안의 전자가 '들뜬' 상태가 된다
  • 그 전자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면서 빛을 낸다

근데 여기서 재밌는 게, 처음 나오는 빛은 우리 눈에 안 보이는 자외선이라는 거다. 그럼 우리는 뭘 보는 거냐고?

유리관 안쪽에 하얀 가루 같은 게 발라져 있는데, 그게 형광물질이다. 이 물질이 자외선을 받아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빛으로 바꿔준다. 그래서 '형광'등인 거다.

2.전자가 점프한다고?

물리 시간에 배운 거 기억나는 사람 있나? 원자 모형 그릴 때 전자가 동그랗게 궤도 그리면서 도는 그림 말이다.

실제로는 좀 다르긴 한데, 일단 전자는 특정 에너지 준위에만 존재할 수 있다. 1층, 2층, 3층처럼 말이다. 그런데 1.5층은 없다.

전류가 들어오면 전자가 에너지를 받아서 위층으로 '점프'한다. 그리고 그 상태를 오래 유지 못하고 다시 아래층으로 떨어진다. 이때 빛(광자)이 튀어나온다.

이게 바로 양자 점프다.

떨어지는 높이에 따라서 나오는 빛의 색깔이 달라진다. 3층에서 1층으로 떨어지는 것과 2층에서 1층으로 떨어지는 건 에너지가 다르니까.

3.집마다 형광등 색이 다른 이유

어떤 집은 형광등이 하얗고, 어떤 집은 노르스름하다. 우리 집 거실은 좀 시원한 흰색인데, 안방은 노란빛이 돈다.

이건 형광물질의 조합이 다르기 때문이다.

  • 망간을 섞으면 → 따뜻한 노란빛
  • 희토류 원소를 섞으면 → 차갑고 밝은 흰빛
  • 삼인산염을 쓰면 → 순백색

그래서 조명 가게 가면 "주광색", "전구색", "주백색" 이런 식으로 나눠져 있는 거다.

4.형광등 vs 백열등, 뭐가 다를까

옛날 백열등(에디슨 전구 있잖아)은 전기 먹으면 대부분 열로 나간다. 만져보면 뜨겁다. 비효율적이다.

근데 형광등은 전기의 20~25%를 빛으로 바꾼다. 훨씬 낫다. 그리고 수명도 1만 시간 정도로 길다.

단점? 켤 때 치직거리고, 형광등 수명 다 되면 깜빡거린다. 짜증난다. 그리고 수은이 들어있어서 깨지면 조심해야 하고, 버릴 때도 따로 버려야 한다.

5.플랑크, 보어가 우리 집 천장에 있다

좀 오버해서 말하면, 형광등 하나가 양자역학 실험실이다.

  • 플랑크: 에너지가 덩어리로 나온다는 걸 처음 말한 사람
  • 보어: 전자가 특정 궤도에만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 사람
  • 아인슈타인: 빛이 입자(광자)라고 주장한 사람

이 사람들이 100년 전에 머리 싸매고 고민한 게, 지금 우리 집 천장에 매달려서 불 밝히고 있는 거다. 신기하지 않나?

6.다음은 LED 차례

요즘 LED로 많이 바뀌는 추세다. 우리 집도 거실 하나는 LED로 교체했다.

LED는 형광등보다 더 직접적이다. 반도체 안에서 전자가 구멍(hole)이랑 만나면 바로 빛이 나온다. 형광물질 같은 중간 단계가 필요 없다.

더 효율적이고, 더 오래가고, 수은도 없다. 그래서 요즘 대세인가 보다.

LED 얘기는 다음에 한번 더 파봐야겠다.


참고로 알아둘 것들:

  • 형광등은 전자의 양자 점프로 빛을 낸다
  • 처음엔 자외선이 나오고, 형광물질이 그걸 가시광선으로 바꾼다
  • 형광물질 종류에 따라 빛 색깔이 달라진다
  • 백열등보다 효율 좋지만 수은 때문에 폐기 주의
  • 양자역학 이론이 실생활에 쓰이는 대표적인 예시다

다음 편에서는 LED 이야기를 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