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로 기반 · 단열 양자 · 측정 기반 — 무엇이 다르고 어디에 쓰일까?
며칠 전, 저는 유튜브에서 구글의 Sycamore(시카모어) 양자칩이 ‘양자우월성’을 달성했다는 짧은 영상을 봤습니다.
단 몇 초 만에, 일반 슈퍼컴퓨터라면 1만 년 걸릴 계산을 끝냈다는 내용이었죠.
영상은 짧았지만 마음속에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양자컴퓨터라고 다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걸까?
어떤 기술이 가장 앞서 있고, 또 실제 산업에서는 무엇이 의미가 있을까?”
이 질문을 파고들다 보니, 양자컴퓨터는 생각보다 여러 계산 모델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는 양자컴퓨터는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구분됩니다.
✔ 회로 기반(Gate-based)
✔ 단열/어닐링(Adiabatic / Annealing)
✔ 측정 기반(Measurement-based)
이 글에서는
“양자컴퓨터 기술이 왜 세 갈래로 발전하고 있는지, 그리고 서로 어떻게 다른지”
를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보겠습니다.

1️⃣ 회로 기반 양자컴퓨터
— 가장 정통적인 ‘양자컴퓨터의 정석’
🔍 개념 요약
회로 기반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의 논리회로 구조를 양자 방식으로 확장한 모델입니다.
현재 IBM, Google, Rigetti, IonQ 등 대다수의 기술 기업이 이 방식을 채택합니다.
🔧 작동 방식
회로 기반 QC는 다음 순서로 계산합니다.
- 큐비트 초기 상태 준비
- 여러 양자 게이트(H, X, CNOT 등) 적용
- 회로가 끝나면 측정
게이트를 조합하는 방식에 따라 어떤 양자 알고리즘도 구현 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범용성’이 높은 모델로 평가받습니다.
🧠 특징
- 쇼어 알고리즘: 소인수 분해 (암호체계 붕괴 가능)
- 그로버 알고리즘: 데이터 탐색
- 양자 머신러닝
- 양자 시뮬레이션: 물질·약물 개발
특히 분자 시뮬레이션은 양자컴퓨터가 기존 슈퍼컴퓨터를 압도할 가장 현실적인 분야입니다.
⚠️ 단점
- 매우 섬세한 환경 필요(초전도 15mK 냉각 등)
- 노이즈 영향 큼
- 수백~수천 개의 오류 정정 큐비트가 필요
- “오류 정정”이 가장 큰 과학적 난제
2️⃣ 단열 / 양자 어닐링
— 최적화 문제에 특화된 ‘에너지 기반 계산’
🔍 개념 요약
단열(아디아바틱) 양자컴퓨팅은
양자 시스템은 에너지가 가장 낮은 상태로 이동하려는 성질을 이용한 방식입니다.
D-Wave가 대표 기업이며, 실제로 5000큐비트 이상의 장비가 상용화되어 있습니다.
🔧 작동 방식
- 문제를 에너지 함수(Hamiltonian)로 변환
- 초기 상태를 낮은 에너지로 설정
- 시스템을 ‘천천히’ 변화(Adiabatic)
- 최종 상태의 에너지가 최소가 되면 → 문제의 해
즉, 문제를 ‘에너지 바닥 찾기 게임’으로 바꾼 것입니다.
🧠 특징
- 가장 큰 장점은 엄청난 속도의 최적화
- 물류, 스케줄링, 금융 포트폴리오 등
“정답을 찾기보다 가장 좋은 해를 찾는 문제”에 사용
⚠️ 단점
- 범용성이 낮고,
회로 기반의 쇼어 알고리즘 같은 것들은 수행 불가 - ‘로컬 최저점(Local minimum)’에 빠질 위험
- 최적화 문제에만 강함
3️⃣ 측정 기반 양자컴퓨터
— “측정만으로 계산하는” 미래형 모델
🔍 개념 요약
측정 기반(Measurement-based) 양자컴퓨팅은
양자 게이트를 하나하나 적용하는 대신
대규모 얽힌 상태(Cluster state)를 미리 만들어 놓고,
큐비트를 순서대로 측정해 계산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계산을 게이트가 아니라 ‘측정’으로 한다”는 점이 핵심.
특히 광자 기반 양자컴퓨터에서 주목받는 모델입니다.
🔧 작동 방식
- 거대한 얽힘 구조(그래프 상태)를 준비
- 큐비트를 하나씩 특정한 기준으로 측정
- 측정 결과에 따라 계산 경로가 바뀜
- 모든 측정이 끝나면 계산 종료
즉, **미리 만들어 둔 얽힘 자원(Quantum Resource)**을
측정을 통해 소모하며 계산을 수행합니다.
🧠 특징
- 오류에 강한 구조를 만들기 좋음
- 광자 기반 컴퓨터에 적합
- 장기적으로 ‘양자 네트워크’와 연결될 가능성 큼
⚠️ 단점
- 클러스터 상태를 만드는 비용이 매우 큼
- 아직 산업적 상용화 단계는 아님
- 회로 기반보다 개발 난도가 높음
🧩 세 모델의 비교: 한눈에 정리
아래 표는 양자컴퓨터 3가지 방식을 핵심만 모아 비교한 것입니다.
| 핵심 원리 | 게이트 회로로 큐비트를 조작 | 에너지 최소 상태 찾기 | 측정 기반 계산(one-way) |
| 대표 기업 | IBM, Google, Rigetti, IonQ | D-Wave | PsiQuantum, Xanadu |
| 주요 활용 분야 | 암호학, 시뮬레이션, 머신러닝 | 최적화(물류·금융·공정) | 광자 기반·양자통신 연구 |
| 장점 | 범용성 최고 | 대규모 최적화에 탁월 | 오류 내성 높음, 광자 기반 적합 |
| 단점 | 구현 난도·오류 문제 | 범용성 제한 | 대규모 얽힘 생성 비용 큼 |
| 기술 성숙도 | 초기 상용화 | 상용화 중 | 연구 단계 |
| 산업 영향력 | 미래 영향력 가장 큼 | 현재 산업 적용 활발 | 장기적 가능성 큼 |
💡 세 방식의 관계는 “경쟁이 아니라 공존”
많은 사람들이 “어떤 양자컴퓨터가 승리할까?”라고 묻지만
실제로는 세 방식이 서로 다른 문제를 해결합니다.
✔ 회로 기반
→ 장기적으로 ‘진짜 양자컴퓨터’ 역할
→ 모든 알고리즘 수행 가능
→ 시뮬레이션·암호해독·양자화학 분야 중심
✔ 단열/어닐링
→ 산업 현장에 즉각 적용 가능
→ 최적화 문제에 강력
→ 금융·물류·스케줄링 기업들이 실제 사용 중
✔ 측정 기반
→ 양자 네트워크 시대에 최적화된 기술
→ 광자 기반 QC의 핵심 원리
→ 먼 미래에 파급력 폭발 가능
서로의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분야별로 각자 진화하는 구조입니다.

🧭 결론: 양자컴퓨터의 미래는 “다중 생태계”
양자컴퓨터의 발전은 단 하나의 기술로 수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제 유형과 환경에 따라
· 회로 기반
· 단열 기반
· 측정 기반
이 각자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는 회로 기반 QC가 주도하고 있지만,
단열 QC는 이미 상용화되어 현실을 바꾸고 있고,
측정 기반 QC는 장기적인 기술 잠재력이 큽니다.
앞으로 10~20년 안에
이 세 가지 기술이 서로 연결되며
우리는 “양자 시대”의 문을 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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