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의 발전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
IBM은 수백 큐비트 규모의 칩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으며,
구글·Rigetti·IonQ와 같은 기업들도 하드웨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양자컴퓨터는 어디까지나 ‘실험 장치’의 성격이 강하다.
조금 더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면,
양자컴퓨터가 실제 산업·보안·과학 영역에서 안정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 양자오류보정(QEC) — 양자정보를 지키는 기술
- 양자인터넷(Quantum Internet) — 얽힘을 장거리로 전달하는 기술
- 양자암호(QKD) — 전달된 정보를 절대적으로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술
이 세 가지 기술은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기술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왜 QEC가 양자인터넷과 양자암호의 출발점이 되는지를
수식·비유·예시를 바탕으로 깊이 있게 설명한다.

1. 양자오류보정이 필요한 근본적 이유 — 양자정보는 쉽게 무너진다
1.1 큐비트는 확률적 존재이며 미세한 교란에도 흔들린다
양자비트는
∣ψ⟩=α∣0⟩+β∣1⟩|\psi\rangle = \alpha|0\rangle + \beta|1\rangle
처럼 복소수 계수 α와 β로 이루어진 중첩 상태다.
이 중첩의 의미는 단순한 0.5확률이 아니라
위상 정보까지 포함하는 매우 섬세한 구조다.
문제는 이 구조가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순간
바로 흔들린다는 점이다.
흔들림의 원인 예시:
- 금속 전극 내부의 미세한 열진동
- 1/f 전기 노이즈
- 광섬유 내 산란
- 초전도 회로의 재료 결함
- 주변 자기장과 stray field
- 레이저 잡음
상태가 흔들리면
α, β의 위상 관계가 변하고
연산 결과는 더 이상 의도한 값에 도달하지 못한다.
1.2 양자상태는 직접 복사할 수 없다 (No-cloning theorem)
고전 데이터는 오류가 생겨도 재전송·백업·복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양자상태는 복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No-cloning theorem:
양자상태
∣ψ⟩|\psi\rangle
는 임의 복제가 금지된다.
따라서 오류가 생긴 순간 복구 수단이 한정된다.
이 두 조건 때문에
양자오류보정(QEC)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2. 양자오류의 대표 형태 — 비트 플립·위상 플립
오류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2.1 비트 플립(Bit-flip)
∣0⟩↔∣1⟩|0\rangle \leftrightarrow |1\rangle
고전적 오류와 가장 비슷하다.
2.2 위상 플립(Phase-flip)
∣+⟩=∣0⟩+∣1⟩2,∣−⟩=∣0⟩−∣1⟩2|+\rangle = \frac{|0\rangle + |1\rangle}{\sqrt{2}},\quad |-\rangle = \frac{|0\rangle - |1\rangle}{\sqrt{2}}
기저는 동일하지만 위상이 바뀌어 전혀 다른 상태가 된다.
양자계에서 특히 치명적인 오류다.
비트·위상 오류는 서로 다른 기저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둘 중 하나만 고쳐서는 충분하지 않다.
3. 내 상태를 직접 측정하지 않고 오류만 알아내는 기술: 신드롬 측정
측정하면 상태가 붕괴된다.
하지만 오류를 잡기 위해서는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는 기술이 **Syndrome Measurement(신드롬 측정)**이다.
핵심 아이디어:
- 정보가 담긴 큐비트는 손대지 않는다.
- 주변에 Ancilla 큐비트를 두고
얽힘을 만든 뒤 Ancilla만 측정한다. - 측정 결과 패턴(=신드롬)에서
오류의 종류·위치를 추론한다.
이는
“책을 직접 펼쳐보지 않아도, 책갈피가 이상한 위치에 꽂혀 있다면 읽힌 흔적을 알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4. 대표적인 QEC 코드 — 3-Qubit Code와 Shor Code
4.1 비트 플립 코드
∣0L⟩=∣000⟩,∣1L⟩=∣111⟩|0_L\rangle = |000\rangle,\quad |1_L\rangle = |111\rangle
세 개 중 하나가 틀리면 다수결로 원래 상태를 복구한다.
4.2 위상 플립 코드
중첩 기저에서
∣+++⟩, ∣−−−⟩|+++\rangle,\; |---\rangle
처럼 구성해 위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4.3 Shor Code(9-Qubit)
비트 플립 + 위상 플립을 모두 보정하는 최초의 완전형 QEC 코드다.
양자정보를 다층 구조로 보호한다.
5. 현대 양자컴퓨터의 핵심 — Surface Code(표면 코드)
대형 연구소(IBM, Google, IonQ)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5.1 특징
- 2차원 격자 구조
- 데이터 큐비트와 검사 큐비트 분리
- 이웃한 큐비트들만 상호작용 → 제조가 쉬움
- 오류 임계값이 높아 현실성이 높다
5.2 왜 실제 구현이 가능한가?
◾ 2D 구조는 초전도 큐비트 칩 구조와 잘 맞는다
◾ 신호선 배치가 단순
◾ 확장성이 뛰어나다
◾ 오류율 1%까지 견딘다
표면 코드는 현재 “Fault-Tolerant Quantum Computing(오류 내성 양자컴퓨팅)”의 핵심 아키텍처로 간주된다.
6. QEC → 양자인터넷으로 넘어가는 자연스러운 흐름
양자오류보정은 ‘정적 정보’뿐 아니라
‘전달되는 정보’를 지키는 데도 필수다.
6.1 양자인터넷은 얽힘 기반 네트워크
양자는 “정보를 복사해서 보내는 방식”이 아니다.
대신 **얽힘(Entanglement)**을 공유하고,
그 얽힘을 통해 양자상태를 이동시킨다.
이 방식을 양자 텔레포테이션이라고 한다.
6.2 양자 텔레포테이션 수식 개념
초기 얽힘:
∣Φ+⟩=∣00⟩+∣11⟩2|\Phi^+\rangle=\frac{|00\rangle+|11\rangle}{\sqrt{2}}
A가 상태 |ψ⟩와 자신이 가진 얽힌 큐비트를 Bell 측정하면
B는 고전 정보를 전달받은 뒤
X, Z 게이트를 적용해 A의 상태를 재현할 수 있다.
즉, 상태가 이동한 것이 아니라
상태의 정보만 전송된 것이다.
이 구조는 QEC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 얽힘은 장거리에서 쉽게 깨짐
- 신드롬 측정을 거치지 않으면 오류 누적
- 리피터에서 매 단계 오류가 축적됨
그래서 양자인터넷의 기반에는
반드시 QEC가 사용된다.
7. 양자리피터(Quantum Repeater) — 장거리 양자 통신의 필수 장치
일반 광섬유는 20~30km만 가도 감쇠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 때문에 얽힘을 멀리 보낼 수 없다.
해결책이 양자리피터다.



리피터는 다음 역할을 한다.
- 여러 구간에서 짧은 얽힘을 생성
- 얽힘 스와핑(Entanglement swapping)으로 연결
- 전체 긴 구간의 얽힘을 구성
- 각 구간에서 오류를 QEC로 지속적 제거
이 과정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져야
양자인터넷이 글로벌 규모로 확장될 수 있다.
8. 양자암호(QKD)가 절대 보안이 가능한 이유
양자암호는 수학적 난이도가 아니라
양자역학 법칙 자체가 보안을 보장한다.
가장 유명한 프로토콜은 BB84다.
8.1 BB84의 양자 상태
- |0⟩
- |1⟩
- |+⟩
- |−⟩
이 네 가지 상태는
기저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측정 기준을 잘못 선택하면 오류가 생긴다.
8.2 왜 보안이 완벽해지는가?
도청자가 중간에 상태를 측정하면
그 순간 상태는 변경된다.
양자역학의 ‘측정이 상태를 변화시킨다’는 원리 때문에
도청 시도가 자동으로 흔적을 남긴다.
도청은 가능하지만,
숨길 수는 없다.
이 점이 고전 암호와 가장 큰 차이이며
QKD가 “절대보안”이라는 이유다.
9. QEC → 양자인터넷 → 양자암호로 이어지는 큰 흐름
세 기술의 역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9.1 QEC
양자정보 자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9.2 양자인터넷
얽힘 기반의 장거리 정보 전달을 가능하게 한다.
9.3 양자암호
전달된 정보를 절대적으로 안전하게 보호한다.
QEC (정보보호) → Quantum Internet (정보전달) → QKD (보안)\text{QEC (정보보호)} \;\rightarrow\; \text{Quantum Internet (정보전달)} \;\rightarrow\; \text{QKD (보안)}
이 순서는 기술적·물리적·이론적으로 논리적인 구조를 갖는다.
10. 양자인터넷·양자암호가 만들어낼 미래
10.1 금융·국가 인프라 보안 혁명
- 중앙은행
- 전력망
- 항공 관제
- 위성 통신
모두 물리적으로 안전한 네트워크로 이동한다.
10.2 글로벌 양자 클라우드
양자컴퓨터는 개인이 직접 사용하기보다
네트워크를 통해 접속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10.3 초정밀 감지·계측
- 지진 조기 감지
- GPS 대체 기술
- 중력계
- 양자시계
국가 과학기술 수준을 빛의 속도로 끌어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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